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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5-yr prog)

Auburn University Architecture 4학년 과정

삼지안☆ 2023. 3. 11. 03:05

코로나의 시대가 어느정도 지나가서 다시 학교에 발걸음을 해야하는 시기였다.

 

그말은 즉, 모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라는 뜻도 포함이 되어서, 내심 제발 계속 컴퓨터로 할 수 있기를 바랬었다.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모델을 만들긴하나, 초반에만 만들고 결국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어차피 모델만들 시간이 없어, 컴퓨터로 다 하게된다.

 

본 학년부터 각 스튜디오에서 주는 과제와, 장소 모든게 달라진다.

학기가 시작하는 날, 교수들은 각자 소개와 본인들이 학생들에게 주게될 주제에 대해서 발표를 하고, 학생들은 지원을 1-4지망까지 하여 제출한다. 스튜디오는 총 5개인데, 나머지 하나는 인테리어 복수전공 학생전용이라서, 해당 학생들은 2학년때 이미 지원을 마치고 통과가 된 학생들에 한해서 4학년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나는 지원을 하려했으나, 지원서를 받는 교수가 질문에 답을 안 해줘서 "준비고 뭐고 걍 안해!"하며 원서제출을 하지 않았는데, 후회는 없다. 오히려 지원을 했으면 후회를 했을 것 같다. 창의력도 체력도 안 받쳐줘서. ㅎㅎ

 

내가 속한 스튜디오에서는 테네시주의 네쉬빌이 무대였고, 주제는 고속도로로 인해 나뉘어진 두 동네를 하나로 잇는 것.

주제 제목 부터가 under and over 혹은, over and under인데, 네쉬빌 장소 두 곳중 하나는 고속도로가 동네 지층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다른 한곳은 땅 위로 나있다. 견학 후 장소선택은 학생들이 직접하게되는데, 만약 학생수가 한쪽으로만 너무 몰려있다면, 교수가 랜덤으로 (라고는 해도, 자발적으로 옮겨주길 먼저 권장한다) 옮긴다고 말을 하긴한다.

다른 기수들은 어땠을지 몰라도, 우리 기수는 그냥 공유엑셀로 알아서들 미리미리 반반 나누었다.

 

이때가 아무래도 처음으로 건물과 지형을 전부 아우르는 디자인을 했다보니, 사실 부족한점도, 힘든 점도 많았다.

그리고 일단 무엇보다... 교수가 디자인하는 생각의 수순과, 나의 생각의 수순이 전혀 맞질 않는데, 교수가 학생의 말을 귀담아서 끝까지 들어주고 설득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말 끊고 본인이 알아들은 것만을 갖고 추측하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스타일이었다보니, 나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수순으로 디자인을 해야만 했고,

그로인해 시간은 촉박하고 할 일은 너무 많아, 발표자료의 퀄리티가 썩 좋지 못했다.

그래도 최악의 수준은 아니었지만, 최초였으며, 만약 3학년 2학기 후의 마음가짐이 최선에서 적당히로 바뀌지 않았다면, 굉장한 멘붕이 와서 그냥 휴학 박고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결론만 말하자면, 여지껏 A받다가 적당히 하니, B를 받았다.

만약 이게 첫 대학교이고, 사회생활을 안 해봤으면 무슨 대단한 사건이라도 난듯 곤란하고 속상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대학생활 겪어봤고, 우등상도 따봤고, 사회생활도 꽤 하다 와서 저 성적이라는게 사실 얼마나 무의미한 알파벳인지, 특히나 이 건축과라는 특성상, 더더욱 얼마나 의미가 없는 알파벳인지 알기 때문에, 패스했고, 유급하지 않았다 라는 사실에 만족하고 그 후로도 쭉 그냥 B를 받고 있다.

 

여담이지만, 1학기 이후 인턴쉽을 시작했고, 역시나... 회사에서 배우는게 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것보다 더 많다.

이때 다니게된 회사는 여전히 다니고 있으며, 졸업후에도 계속 다니기로 했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회사이다.

정말 여간해서는 옮기지 않을 듯 싶다.

 

2학기때에는 competition이 있는데, 2학년때와는 달리, 이 competition이 학기 전체이다.

하여, 이 때에는 인테리어 학과 반이 별도로 있지 않고, 총 5 스튜디오가 모두 같은 주제와 장소를 받는다.

이번 학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detailed wall section, mechanical system, plumbing system, 등 그냥 간결하게 말하면, International Building Code (IBC)에 준수하는 디자인과 그에 따른 detailed wall section이 관건이다.

학교에서 IBC코드 전체를 학생에게 요구하지는 안하고, 비상계단, 수로시스템, mech 시스템에 중점을 둔다.

 

장소는 몽고메리의 어느 빈 땅이며, 디자인해야하는 건물은 초등학교(1-6)였다.

들어가야하는 요소는 각 학년당 20명들어가는 교실 하나씩, 교무실, 운동장, 식당, 버스 드롭존, 개인차 드롭존이 전부다.

주차장은 필요 요소가 아니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의 학생들이 넣었으며, 이에 교수들은 모두 의아해 하며 이번 기수 학생들은 특이하다- 라는 말을 올해에도 들었다. (5학년인 지금도 듣는다. 이런 학생들은 교수생활 nn년을 하면서 본적이 없어!!! 라고) --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우리 기수가 나잇대부터가 상당히 골때리는 기수이긴하다. (학생중 '22 말에 60이 되신 나사(NASA)에서 엔지니어로 평생 근무하시다 은퇴하고 오신분도 계시다.)

 

혹시 인턴생활을 이전에 했던 친구들이라면, IBC가 생소하진 않았을테지만, 그런 상황을 기본적으로 깔고 가르쳐서는 안되는게 교수인건 당연하다. 허나... 내 스튜디오 교수는 그런거 없고, 대충 알려주고 --'알아서 찾아보렴'이 언제나 결론-- 스튜디오 4시간중 3시간을 본인 말하는데 다 쓰고.... 본인 사무실이 학교내에 없으며, 출퇴근을 아틀란타에서 하시는 그런 분이 5시만되면 칼같이 사라졌기 때문에, 기본이라도 바라는 학생이 이상한 학생이 되는 현상이 생겼다.

 

스튜디오 시간 4시간중, 학생들을 차례 차례 공평하게 봐주시지도 않으셨으며, 본인이 맘에든 (궁극엔 competition으로 올리게될 후보) 학생들만 30-60분을 봐주고 다른 학생들은 일주일 내내 보지도 않는 경우도 생겼다. 데스크 크리틱을 받기위한 리스트를 만드는 것조차가 무의미 한 교수였으며, 다음 차례에 와달라고 해도 한참을 있다가 오셨으며, 왔더라도 이미 벌서 가고 싶은 티가 온몸에서 흘러나오는데, 질문을 해봤자 대답이 정상적일 리가 없다.

하여 어떤 학생은 아예 다른 교수에게 데스크 크리틱을 부탁하기도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맘에든 디자인이 나왔을리 없으며, 뭐가 부족한지 알지 못해 보완도 배움도 충분히 하지 못한 학기였다.

최고로 힘든학기는 3학년 2학기였지만, 최악의 학기를 꼽자면 4학년 2학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